에버랜드의 북극곰 통키를 위한 서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님께

안녕하세요, 이재용 부회장님.
동물권익을 위해 힘쓰고 있고 법 개정, 교육, 구조활동,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하는 동물권단체 케어입니다. 옥중에 계심에도 이렇게 서한을 보낼 수밖에 없음을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삼성 에버랜드에 전시되고 있는 북극곰 통키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통키는 1995년 경남 마산의 동물원에서 태어나 1997년 에버랜드로 이주해 지금까지 20년째 살고 있는 북극곰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 통키를 포함해 2마리의 북극곰이 전시되고 있었지만 이제 통키가 유일한 북극곰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며칠 전 대전 오월드의 북극곰 ‘남극’이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통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북극곰은 먹이와 서식지 모두 바다에 의존해 생활하는 해양동물로 인공시설에서의 사육이 부적절하며 높은 기온에 취약해 동물원에서 전시, 관리하기 어려운 대표적 동물입니다. 한여름 30도가 훌쩍 넘는 한국의 폭염을 견디기란 북극곰에게 차라리 고문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관람객의 마음 또한 불편하긴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동물권단체 케어는 최근 에버랜드가 통키 사육장 사방을 두꺼운 천막으로 가린 채 전시를 중단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폐쇄된 우리 속에서 통키가 물 한 방울 없이 폭염 속에 방치되거나 겨우 발목 높이의 물에 만족하며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음을 세상에 폭로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에버랜드는 거센 지탄과 공분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두 차례에 걸친 통키 사육장 조사를 토대로 에버랜드측에 2년 전 통키의 사육환경 개선을 위한 약속 불이행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에버랜드는 청소하는 과정에서 물이 빠진 것이다, 장마철이라 물을 빼 놓았다, 밤에만 물을 채워놓는다 등등 오락가락한 해명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실의 온도를 확인해달라는 케어의 요구도 묵살 당했습니다.

올해 통키의 나이는 23살로 북극곰의 평균 수명인 25살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고령으로 접어든 통키의 건강상태는 점점 악화될 것입니다. 통키의 영상을 확인한 영국의 수의사 사만다 린들리는 통키의 사육환경을 한마디로 ‘재앙’으로 일축하며 그속에서 통키의 삶은 형벌과 같은 고통일 것이라고 개탄했습니다. 하지만 케어는 환경개선에 대한 에버랜드의 약속이행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되었고, 무엇보다 전시가 중단된 이후 통키의 안위에 대한 우려도 금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이재용 부회장님과 삼성 에버랜드에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통키에게 지금보다 나은 사육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는 세계 유수의 동물보호 단체나 기관으로 보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하는 바입니다. 최근 서울대공원의 전시 중이던 돌고래를 자연으로 방사한 인도적 결정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사례를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재용 부회장님과 삼성 에버랜드가 통키를 위한 인도적인 결정을 내려주신다면 동물권단체 케어는 조건 없이 외국의 동물단체와 연대해 통키의 외국 이관을 힘껏 도울 것입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궁극적으로 삼성이 ‘동물들의 감옥’으로 불리는 동물원을 운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선진 글로벌 기업답게 홀로그램과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동물 없는 동물원과 같은 획기적인 ‘대안 동물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삼성이 동물을 이용하는 기업이 아닌 동물을 사랑하는 기업으로 대한민국의 동물선진국을 선도하는 역할에 앞장 서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재용 부회장님과 삼성 에버랜드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북극곰 통키가 남은 여생을 평화롭게 마칠 수 있도록 평화롭고 인도적 결단을 내려주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7년 7월 31일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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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글에 대한 1개의 생각
  1. 한경은 2017-08-01 16:35:32
    과감하고 적극적인 관여에 찬사를 보냅니다.... 꼭 이글 읽고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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