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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유기견 좋은 곳으로 보내고 왔어요…

어제 밤 열두시쯤 집에 오는 길에 대로변에서 너무나도 조그만 강아지가 쫄래쫄래 절 따라오는 겁니다.


선한 눈빛과 애교스런 몸짓이 너무 귀여워서 보듬어주고 있는데, 저는 강아지 앞에 걸어가던 아저씨가 주인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큰 길을 건너려는데 절 따라오는 겁니다. 그래서 사고라도 날까싶어 화들짝 다시 길을 건너와 강아지를 보듬아줬는데요… 그 아저씨도 주인이 아니었어요. 아 저 강아지가 자꾸 날 따라온다고… 아가씨가 알아서해요!! 하며 도망치듯 멀어졌습니다.


 


아….. 이걸 어쩐다…. 이 늦은 밤에, 이 대로변에, 이 어린 녀석 그냥 놔두면 사고나 죽거나, 나쁜 일 당할 것만 같은데…..


가족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우선 집으로 데려왔어요. 깨끗이 씻기고 우유를 주자 첨엔 겁에 질린 듯 부들부들 떨다가 다시 활달해져서 절 주인인 양, 잘 따르더라고요… 꼬랑지를 살랑살랑 거리며 계속 손가락 핥고… 한번도 안짖더군요… 그냥 제 품에 폭 안겨요… 너무나 사랑에 목말라있던 아이처럼…


그런데 이 녀석 대체 무슨 병이 있는지, 어떤 벼룩이 있는지, 이 이쁜 녀석이 대체 어떤 사정때문에 그 밤중에 버려져 있던 건지, 도무지 알수 없던 터라 저도 좀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녀석 너무 순한거에요…너무 예쁘고… 그 눈을 보고 있자니 너무 애잔하고… 좀 방황하고 있던터라 피곤했는지 금방 잠이 들더군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자 집이 완전 뒤집혔어요… 이녀석 너무 어려서 배변훈련이 전혀 안되어 온집안을 화장실로 만들어놨어요 -_-;;;; 집안에서 마땅히 이녀석 돌봐줄 사람도 없던터라 제가 오늘 휴가내고 어떻게해야 할지 여기저기 알아봤어요. 우선 동물병원에 물어보니 잠깐 맡아줄 순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유기견센터로 보내지고, 거기서도 어느정도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시킨다더군요…. 헉!!!!! 이 어린 것에게 어찌 그럴 수 있습니까??!!!??? 그래서 잘 키워줄만한 분들을 물색해봤는데….


 


정말 트위터의 힘 대단하더군요.


아는 동생이 부모님 집에서 키워줄수 있을거라고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져서 트위터에 강아지 사진이랑 함께 사연을 올렸더니…. 정말 많은 분들의 반응이 있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믿을만하고 좋은 환경인 곳으로 오늘 보냈습니다…


 


파주에서 여행카페를 하시는 분인데, 지금 카페에서 생후 한달된 애기강쥐를 기르고 있는데 이녀석이 너무 외로워해서 친구하나 만들어주고 싶어하던 차, 그 트윗을 보시고 연락해오셔서, 그리고 마침 그분 여친이 저희 동네 사는거에요…그래서 오늘 여친편으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 차를 처음 타봤는지 가는 내내 멀미해서 토하고 시트 엉망되고 난리도 아니었다네요…여친은 그거 신경쓰다 앞차를 박는 사고까지….. 그런데, 그 커플들… 에이 그럴수도 있죠 뭐 하며….액땜한 셈 친다고 허허 웃으세요… 강아지들 두마리서 첨엔 경계하더니 금방 친해져서 잘 노는 모습 모니까 너무 좋다고… 유기견땜에 휴가까지 낸 제 마음의 몫까지 함께 잘 기르겠다고 하시네요….


 


아!! 정말 이녀석 복도 많은 아이에요… 제가 정들까봐 일부러 이름도 안지었어요.


단 하룻밤 데리고 있었는데, 마치 제가 길렀던 녀석처럼 너무 정들었네요… 제가 오늘 잠깐 외출하자 조용히 제 침대밑에서 자고 있더군요… 제가 여건만 된다면 기르겠는데, 정말 강아지 기를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 있고, 아파트에 살고, 회사일이 바쁜지라 좋은 주인될 자격이 없어서 이렇게 보내게 되었는데, 정말 너무 좋은 분들 만나서 맘이 놓여요… 언제 그 카페에 우리 강아지 보러 놀러가려고요…. 사랑많이 받고, 애교도 많이 부리고, 그렇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네요…


 


단하루 같이 있었는데도 이렇게 정들어서 보내는데 눈물나는데, 정말 함부로 강아지 못기르겠네요…


이아이 너무 이쁘죠??? ^^


 


예쁘게 건강하게 잘자라라~~~~ ^.^;;;


 



 


그리고 새로운 주인분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에요… 아, 둘이 함께 있는 거 보니, 넘 훈훈해져서, 눈물까지 찔끔.. ㅠㅠ



 


 


8/13 울 강아지 있는 카페 다녀온 후 사진 업데이트해요… 이녀석 이제 전 잊어버렸더라고요…^^ 카페 쥔장에게 재롱떨면서 먹을거 달라고 조르는 모습도 있고…. 하도 활발하게 돌아다니며 옆집 텃밭에 응가도 하고 오고 제자리에 안있어서 가끔 저렇게 묶어놓기도 한다네요…ㅋㅋ 정원이 워낙 넓어서 강아지 두마리가 신나게 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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