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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버리고 간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동대문 상가의 옥상 고양이’

흔한 고양이의 이름, 나비.


 


나비의 이야기입니다…. 좀 아파요.


 


구조요청란에 올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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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냥 길냥이인줄말 알았었는데 그 고양이는 새끼일때 주인이 이사가면서 버리고 간 고양이더라구요..


주인을 기다리는지 항상 옥상 올라가는 그자리에 가만히 앉아만 있습니다..


정말 올겨울 너무 추웠는데 그 고양이는 한번도 따뜻한곳이 아닌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살았습니다..


아이가 아픈지 항상 건강도 안좋아 보이고 도저히 저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정말 저같은 사연이 많으시겠지만 그 고양이를 위해 다시한번 글을 남기게 됐습니다.


제발 그 고양이 좀 도와주시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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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나비의 밥을 챙겨주시던 제보자와 어머니께서는 가게 이사를 앞두고 고양이가 눈에 밟혀 도저히 발이 안 떨어진다고 하셨습니다. 가뜩이나 관리실과 마찰도 심해지고 있어서 나비가 정말 걱정이 된다고 말이지요.


 


고양이의 상태를 이것저것 여쭈어본 결과, 건강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 확실했기에 구조가 급했습니다.


 


하늘이 도우셔서 최영은님, 전대승님, 정미희님께서 힘을 합쳐 고양이 구조를 해주시기로 하였습니다.


세 분께서 통덫으로 고양이를 구하고자 많은 애를 쓰셨으나 고양이가 이미 먹이에 전혀 반응이 없는 터라 덫을 이용하기가 불가능한 상황.


 


그런데도, 끝까지 포기 안 하시고 저녁 때 옥상 문을 닫은 후 다시 구조를 시도해 보시겠다며 그물까지 사오신 최영은님의 열정에 감동하여 저도 예삐 구조 후 한달음에 동대문 상가로 달려갔습니다.


물론, 온종일 제게 끌려다닌 허선주님도 함께 가주셨습니다.


 


(5층….웃고 있었지만 대략 난감 ㅋㅋㅋ 아 정말 오늘 운동 빡세게 하는구나.


봉제산 등산하고, 난간 넘고, 연신내에서 30분 넘게 산책하고, 그리고 5층…아이고 발꼬락이야ㅠㅠ)


 


고양이는 옥상으로 연결된 계단에서 실눈을 뜬 채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어두워서 녹색으로 반사되는 눈동자 외엔 형체가 잘 드러나진 않았지만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


 


낮에 구조시도하신 세 분의 말씀이 정확했습니다. 공간상 통덫을 놓기도 어렵고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직접 현장을 보지 못한 채 그저 덫만 놓으면 되니 쉬울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이 너무 죄송하였습니다. ㅠㅠ


 


오랜 시간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신 어머니께서 계속 나비에게 말을 걸었다고 하셨습니다.


“괜찮아, 너 아픈 거 치료해 주려고 하는 거야, 그러니 제발 저 분들께 잡혀주렴. 응, 제발 잡혀다오..”


옥상의 고양이는 밥이 아니라 사랑을 먹고 살아왔네요….그러니 지금까지 버티고 살았겠지요.


 


어머니께 두꺼운 옷을 부탁드렸습니다. 흔쾌히 고급스러운 겨울 점퍼를 꺼내주신 어머니.


정말 나비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셨어요…


 


여전히 눈만 뜬 채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무심히 옆을 지나치는 척하며,


바로 무거운 옷으로 덮친 후 한번에 낚아챘습니다.


하늘이 도우사 무사히 한번에 잡혀 주었습니다.


 


최영은님께서 준비해 오신 이동가방에 고양이를 넣고 이동하려 하는데,


나비는 계속 어머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군요.


어떻게 해서든 익숙한 목소리와 마주하고 싶어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기 때부터 이렇게 넌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고 싶었을 텐데…


널 버린 주인을 기다리느라 옥상에서 떠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시름시름 앓아왔구나…


 



 



 


 


 


병원에서 나비의 모습.   


 



 


심한 탈수 증상을 보였습니다. 너무 말라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고양이 특유의 지방이 하나도 없더군요.


채혈을 하고, 초음파 및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몸 내부에 염증 수치가 꽤 높게 나왔습니다.


 


 



 


수액 처치가 급하여 집중 치료실(중환자실)에 입원하였습니다.


 


푸석푸석한 모습이 안쓰러워 손과 등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나비야, 이겨내 다오. 널 구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셨단다.


 


그 마음의 힘을 먹고 부디 살아나 다오.


 



 


늦은 시간, 나비의 회복을 기도하며 병원을 나섰습니다.


 


위급한 동물들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퇴근을 못하신 하니 병원 원장님과 선생님들,


 


동물들을 위해 그 오밤중에 병원에 동행해 주시고 결과 나올 때까지 곁은 지켜주신 허선주님과 최영은님,


 


고양이 구조를 위해 긴 시간 내어주신 정미희님, 전대승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 날, 수도권을 유랑해야 하는 빡빡한 동선으로 인해 죽을 맛이었지만 


같은 길을 동행해 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셔서 얼마나 가슴 벅차고 기뻤는지 모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 기쁜 소식^^


나비는 중환자실에서 나왔다고 해요.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소식은 병원 다시 다녀와서 올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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