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

 

 

박병상| 알마| 2007.06.15

최근 50년 동안 생물종의 3분의 1이 사라졌다. 생태학자들은 해마다 5만 종 남짓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며, 지금 ‘제6의 멸종’이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 동물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이 땅에서 사라질 위기에 있거나, 한반도 생태에 눈을 뜨게 해 주거나, 아주 흔해서 귀한 줄 몰랐거나, 이미 멸종되어 복원 중인 54종의 동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천 년 동안 어부에게 물고기를 낚아 주었지만 바다가 오염되어 살 곳을 잃어 가는 가마우지, 너무 흔해서 무시당했지만 이젠 오염지표동물로 이용되는 송사리, 야생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복원되는 호랑이까지 다양한 동물의 과거와 현재가 담겨 있다. 그 속에서 예고되는 그들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이제 자연과 인간을 분리해 사태를 파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동물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짝을 지어 새끼를 치는지, 무얼 먹고 사는지, 이 땅 어디쯤에 터 잡고 있는지, 그들의 동물살이를 들여다보면 무엇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지, 왜 사라질 수밖에 없는지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 산, 들, 강, 바다, 하늘 어디에나 깃들어 있기에 그들을 보기 위해선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런 현실에 대해 청소년들이 당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생태적 감수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시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살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안한다. 그것이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 책에 공감하는 글
“어렸을 때 저는 이 책에 실려 있는 동물들과 어렵지 않게 만나며 살았습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아직 우리 곁에 있는 동물들도 많지만,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동물들도 많다는 것을 알고 슬픔을 느꼈습니다. 만약 이 아름다운 동물들과 같이 살 수 없다면 우리가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은 사라진 동물들에 대한 기억과 위로의 책이기도 합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감수성을 발견하고 키우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백 배 천 배 소중하고 값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성각(작가 | 풀꽃평화연구소장)

“오늘날 자연 보전 운동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해야 한다. 가슴으로 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뭇 생물 사이에 평화로운 공존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뭇 생명체의 생태를 이해하고 탐욕스러운 인간에 의해 어떻게 사라고 있는지 실상을 파악하고 이들 생명체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 책이 그런 생명실천운동의 방법을 제시하는 등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경재(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 교수)

이 책에 대하여
생태학자이며 환경운동가인 저자가
이 땅의 구석진 곳까지 발로 누비며 가슴으로 느낀 우리 동물의 현실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이 땅에서 사라져 가는 동물종이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소식만 들려오면 산으로 들로 바다로 강으로 내처 달려갔다. 그런데 가 보면 이미 댐을 짓고 하구 둑을 쌓고 산을 깎아 도로를 만들고 있었고, 밀렵꾼들은 올무를 놓고 총을 쏘고 있었다. 강원도 정선군 두메산골의 멧돼지는 겨울만 되면 사냥개와 사냥꾼의 표적이 되고, 동강에 내려 앉은 비오리는 영월댐 건설로 영영 떠날 뻔했다. 지리산 고운동 계곡과 천성산 꼬리치레도롱뇽 또한 댐과 터널 공사로 쫓겨날 뻔했거나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새만금 짱뚱어와 백합은 이미 넓디넓은 갯벌을 잃었고, 종어와 황새, 늑대는 오래전에 이 땅에서 사라져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러다 사람만 남는 건 아닐까?”라고 묻는 저자는 이웃한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데 우리가 얼마나 인색한지 지적한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무분별한 골재 채취를 허가하고, 당장 이익이 보인다고 갯벌을 매립하고, 사람 마실 물을 확보하겠다고 골짜기마다 댐을 짓는 것이 정말로 옳은 일인지, 사람에게도 좋은 일인지 묻는다. 저자는 말한다. “굴뚝새가 사라지는 현상에 무감각한 오늘, 물려받은 자연을 잃은 사람들은 아토피에 시달린다.”고.
이 책의 구성과 글 한 줄 한 줄에는, 사람 탓에 고통 받는 생태계의 백팔번뇌를 되새기며 동물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독자들과 함께 확인하고 싶은 저자의 바람이 담겨 있다. “알면 보인다”고 했다. 이 책을 통해, 사라져 가는 터전에서나마 살아남으려 애쓰는 우리 동물의 사정을 알게 되면, 그들의 상처와 고통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보일 것이다. 그 일은 사람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살 곳을 잃고 생존의 길목에 선 동물들
밍크고래 고래의 다양성과 개체 수는 그 나라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증명한다. 그런데 우리 연안의 밍크고래가 원래 즐겨 먹는 플랑크톤 대신, 요즘 들어 문어와 오징어, 꽁치나 까나리를 탐한다고 한다. 바닷물이 따뜻해져 동물성플랑크톤이 줄었기 때문. 게다가 혼획 고래가 늘자 위기를 느낀 고래들이 어린 나이에 번식에 나서고 있다.
“지나친 고래잡이는 동물성플랑크톤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지고, 늘어난 동물성플랑크톤이 식물성플랑크톤을 포식하면 바다의 산소 공급 능력이 줄어든다”고 저자는 말한다. 고래는 “바다의 로또”가 아니다. “바다 생태계의 균형자”다.

붉은머리오목눈이 흔히 뱁새로 알려진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주변 야산 덤불마다 둥지를 짓는 친숙한 새였다. 알을 품거나 새끼 기를 줄 모르는 뻐꾸기가 몰래 알을 낳고 가면 제 새끼인 줄 알고 지극 정성으로 길러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젠 붉은머리오목눈를 보기 힘들어졌다. 항공 방제로 먹이가 사라지고, 도로와 골프장 건설로 둥지 지을 덤불이 사라진 탓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사라지자 뻐꾸기도 사라졌다. 모두들 어디로 간 걸까.

잔점박이물범 몸에 표범 같은 반점이 있는 잔점박이물범은 원래 수온이 낮은 북태평양 알류샨열도와 캄차카반도 일대 오호츠크 해의 깊은 바다에 산다. 그런 잔점박이물범이 수심이 낮고 수온도 높은 백령도 물개바위에 터 잡은 것은 웬일일까? 전문가들은 북극에서 떠 내려오는 얼음 덩어리를 타고 여기까지 왔을 것이라 짐작한다.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 정착한 그들이지만 사는 게 편치만은 않다. 바닷가에 떠 다니는 스티로폼 조각이나 비닐을 해파리인 줄 알고 잘못 삼켜 고통스럽게 죽는가 하면, 물고기를 먹어 치우고 그물을 뜯어 놓는다고 어부들의 미움을 받기도 한다. 해양수산부는 2010년까지 물범센터를 지어 생태 관광을 유치할 것이라 한다. 이 일이 생태적으로 잘 이루어지면 물범과 어부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밴댕이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는 우리나라 밴댕이 최고 주산지다. 밴댕이는 갯벌 주변에 살면서 주로 동물성플랑크톤을 먹는다. “밴댕이 소갈머리”라는 관용어로 친숙한 밴댕이는 자기보다 작은 몸집의 물고기보다 내장이 작다. 게다가 성질이 급해서 그물이나 낚시에 걸리면 파르르 떨면서 바로 죽어 버린다. 그런 밴댕이가 점점 줄고 있다. 인천공항 건설과 한강종합개발로 인해 갯벌이 망가져 오염 물질이 정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송사리 3센티미터 안팎의 작은 몸매에 뼈가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앙증맞은 송사리는 흐름이 아주 느린 호수나 늪, 논가의 물웅덩이에 주로 산다. 플랑크톤이나 장구벌레 같은 곤충 유생을 잡아먹으며 논 둘레의 생태계를 이어 주었지만, 논고랑과 물웅덩이가 사라지고 그나마 남은 곳도 제초제와 살충제가 스며들자 사라지고 말았다. 송사리가 사라지자 물웅덩이에 장구벌레만 들끓고 모기가 기승을 부리게 됐다.
송사리는 세대 기간이 짧고 자주 알을 낳는 특징이 있어 ‘오염지표동물’로 이용된다. 그런 송사리가 살 수 없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너무 흔해서 눈 여겨 보지 않아 사라지는 줄도 몰랐을 뿐이다. [인터파크 제공]

 


언제나 동물들의 편으로 남겠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
목록
댓글이 없습니다.
메뉴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