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개가 되어버린 검은개

 

 

인간 가장 친한 동물은 어떤 동물일까? 아마도 십중팔구 ‘개’를 꼽을 것이다. 개는 BC 9500년경부터 인류와 함께 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긴 시간 동안 우리는 개와 함께 지내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남겨왔다. 화재로부터 주인을 지켜낸 오수의 개라던지, 시부야역에서 주인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하치공 등은 인간과 개의 관계를 잘 나타내주는 일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소니아 또한 인간과 개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 낸 개이다. 소니아는 10년전인 1997년에 태어나 가사이 가족과 인연을 맺는다. 매력적인 검은빛 털을 가진 래브라도 레트리버였던 소니아는 주인 고지 씨와 매일 2시간씩 산책을 하며 우 정을 쌓아나갔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고지 씨에게 간암이라는 병마가 찾아들고 긴 투병 생활을 시작한다. 결국 고지 씨는 2003년 여름에 세상을 뜨고야 말았는데, 슬픔에 잠긴 소니아에게 기묘한 일이 벌어진다. 그토록 사람들에게 찬탄을 받던 소니아의 아름다운 검은 털이 새하얗게 변해버린 것이다. 비록 말 못하는 동물에 불과하지만 그 마음 속에는 인간과의 교감으로 인한 깊은 사랑과 슬픔의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해진다고 말들을 한다. 서로간에 정이 메마르고 자신만을 아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동물들도 자신과 정을 나눴던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소니아와 같은 기적을 이뤄내곤 한다.
소니아와 고지 씨의 이야기는 자신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우리의 이기적인 삶에 대해 반성하게끔 한다. 우리는 자신의 삶 속에서 큰 무언가를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와 정을 나누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진정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소니아와 고지씨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이 책을 통해서 바라보는 사람들마저 기분이 좋아진다고, 그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가사이 게이코 , 후치가미 사토리노 지음 / 사와타리 시게오 그림 /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펴냄 / 119쪽 / 9,000원

<권구현 기자> nove@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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